시각장애 마라토너가 한반도 서쪽에서 동해안을 가로지르는 ‘2010 한반도 횡단 308㎞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당당히 완주했다.
시각장애1급 이용술(48)씨는 9일 인천 강화군 창후리 선착장을 출발해 62시간 만인 11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 해변에 도착했다. 2006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한반도 횡단에 성공한 이씨는 골인 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우리 국토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만큼 발로 느끼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며 “다른 장애우에게도 꿈과 희망의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천성 시각장애인인 그는 1990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간 풀 코스 완주 158회를 비롯해 30여 차례나 울트라 마라톤과 고비사막 마라톤에 참가해 레이스를 펼치는 등 철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엔 시각장애 마라토너들을 돕는 모임인 ‘해피 레그’ 회원들과 함께 레이스를 준비했다. 이들과 함께 낙동강 200㎞ 울트라 대회에도 참가해 완주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8월에는 이번 대회의 ‘마(魔)의 구간’인 횡성 태기산 오르막과 대관령 내리막길을 직접 답사했다. 이씨는 “도우미들의 배려가 없었으면 이런 기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마라톤 풀 코스 200회 완주를 위한 도전을 계속하겠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기회가 되면 스페인 산티아고 도보여행에도 나서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강릉=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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