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환자들의 서울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 의료기관과 지방 의료기관간의 양극화 및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우려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 받은 ‘2004년ㆍ2009년 시도별 진료현황 비교’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서울 지역으로 유입된 타 지역 환자들의 비율은 33.9%에 달했다. 서울 소재 의료기관을 찾은 총 환자 1,356만명 가운데 460만명이 치료를 위해 서울을 찾아온 지방 환자인 셈이다. 이는 5년 전인 2004년의 28.6%(341만명)에 비해 119만명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소재 의료기관들이 지방환자로부터 벌어들인 건강보험 진료수입은 총 진료수입 7조7,631억원의 36.2%인 2조8,135억원에 달했다. 2004년(1조3,366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을 찾은 환자 가운데는 경기도 지역이 28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이 36만명으로 뒤를 이었고 충남(21만명), 강원(16만명), 경북(14만명) 등의 순이었다. 충북 경남 전남 등에서 12만명이 찾았으며 제주도가 3만명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호남 및 영남권에서는 광주와 부산, 대구 등 지역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 집중 현상은 KTX등 교통의 발달로 지방에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방 수요자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환자들의 서울 집중 현상은 지방병원들의 재정악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지방 의료공급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 집중 현상이 건강보험 재정 악화까지 초래한다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형병원에 몰리면서 건강보험 지출이 확대되고 결국 건강보헙 재정 악화로 이어지며 보험료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원 의원은 “지방 중소병원의 특화와 지역 대형병원과 연계된 의료전달체제 정립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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