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현대차와 44개 부품업체가 공동 제작해 엊그제 청와대에서 시승회를 가진 '블루온(BlueOn)'이 그 효시다. 블루온은 일본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순수 고속 전기차이지만, 충전시간 주행거리 최고출력 등 주요 성능은 아이미브를 앞선다고 한다. 그러나 소형차인데도 대당 가격이 5,000만원을 넘는 등 가격 기술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판매해온 소형 해치백 모델 'i10'을 기반으로 제작한 블루온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한 번 충전으로 140km를 갈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30km다. 시속 60km 이하의 저속 전기차는 이미 개발됐고 컨셉트카 형태의 고속 전기차도 있었지만, 블루온은 시속 100km가 넘는 양산형 전기차여서 의미가 각별하다. SK에너지 만도 효성 경신공업 등 부품업체들이 힘을 보태 대ㆍ중소기업 상생모델을 보여준 것도 의미있다.
정부는 블루온 개발에 때맞춰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충전기 220만대를 보급한다는 내용의 고속전기차 육성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30대, 내년 250대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국내 소형차 시장의 10%, 2020년까지 승용차 시장의 20%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양산체제에 필요한 시장 창출을 위해 중형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고 개발 구매보조금 지급, 취득세 등록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전기차가 차세대 자동차로 급속히 부상하고,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익히 아는 바다. 일본 미쓰미시의 '아이미브' 닛산의 '리프', 미국 GM의 '시보레볼트' 포드의 '포커스'등은 연말이나 내년 초 양산체제를 갖춰 시판할 예정이고 중국의 BYD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술 개발에서 뒤지고 내수시장도 좁은 우리로선 결코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블루온의 개가는 반갑지만, 가격 기술 인프라 등 초기시장 조성을 위한 민과 관의 과제는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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