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이 발표됐으나 국민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42조2,000억원이 투입된 제1차 계획(2006~2010)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전제로 만든 대책인데도 적극적인 출산 동기를 이끌어내기 어려워 보인다. 구체적 재원 조달계획이 없고 민간기업의 자발적 협조에 의존하는 내용이 많아 실효성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저출산 대책 위주인 이번 계획의 핵심은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여건을 개선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육아휴직급여 확대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로시간제 확산 등으로 대부분 여성근로자와 기업 간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의 발표가 선언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이를 체감해야 할 근로자들에겐 남의 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경시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풀어야 하며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제1차 계획 내내 했던 발언들과 다르지 않다.
온갖 대안을 다 열거해 227가지 항목을 추진하려 드니 오히려 하나도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휴직급여를 월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확대한다지만 실제론 의미가 없고, 고교생 수업료 지원이나 퇴직공무원 재고용도 십수년 후의 혜택을 바라고 출산을 결심하기에는 어려운 동기들이다. 일하는 주부에 관심을 치중하다 보니 대다수 전업주부 대책은 오히려 소홀해진 점도 문제다.
저출산의 가장 큰 요인인 사교육비 문제는 별도 계획으로 치더라도, 이번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기본계획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새롭게 다듬어야 한다. 제1차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출산율(1.15명)이 2007, 2008년보다 더 떨어진 이유를 다시 따져보아야 한다. 일반적 복지사업까지 섞어 대형 프로젝트처럼 포장해서 내놓을 일이 아니다. 인구감소율이 세계 최고라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면 제3차, 제4차까지 염두에 두고 제2차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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