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조업 중 북한에 피랍됐다 한 달여 만에 송환된 포항 선적 55대승호는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북 배차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경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반은 7일 귀환한 선원들을 대상으로 피랍 경위와 억류 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 대승호는 지난달 1일 경북 포항시 동빈항을 출항해 8일 새벽 북한 EEZ 밖 2.9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 기관 이상을 점검하는 사이 조류에 의해 북 해역으로 들어갔다고 10일 발표했다. 대승호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북한 EEZ에서 0.2마일 안쪽 해상에서 북 어업지도선에 나포돼 김책항에 억류됐다.
선원들은 김책항에서 있는 동안 선상 생활을 하며 항구 인근 건물 사무실로 불려가 월선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지만 가혹 행위는 없었다. 김칠이(58) 선장 등 한국 선원 4명은 10여회에 걸쳐 월선 경위 등을 조사받은 뒤 자술서를 작성했고, 중국 국적 선원 3명은 취업 경위와 처우 등에 대해 2회 간단한 조사만 받았다. 조사 중 북한 조사관들은 “평양에 인민을 위해 아파트 10만호를 건설 중이다” “인공위성을 3기나 발사했다” 등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도 했다.
합조반 관계자는 “이달 5일 오후 북한 조사관들이 선원들에게 ‘EEZ침범은 징역2년 및 선박 압수가 가능하나 장군님의 배려로 석방된다’고 언급한 뒤 6일 오전 김책항을 출발해 7일 오후 동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한에 인계됐다”며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NLL 월선 방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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