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에 ‘트위터 정치’ 열기가 점점 더해지고 있다. 주요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과의 소통 수단으로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정치활동에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위터에는 정치인 개개인의 특성과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진솔함이 묻어나는 ‘짧은 메시지’로 독서, 여가생활, 지역 명소 방문 소감 등을 4만명이 넘는 팔로어(follower)들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일 “어제는 예상 못한 강풍으로 피해가 많았지만 빨리 지나가서 다행입니다”라고 밝혔다. 정치현안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지만 민생 관련한 부분에는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하루의 단상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아침 일찍 뒷산에 갔더니 큰 나무들이 쓰러졌다”며 “사람도 뿌리가 얕으면 고난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남겼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생중계형’이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원 사무총장은 9일 “저는 (점심식사를 위해) 여의도 000으로 갑니다”라며 “보리굴비, 녹차밥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곱슬머리로 파마한 사진과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이 의원 연찬회 뒤풀이에서 러브샷을 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트위터를 도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파주 통일대교에서 DMZ 다큐영화제가 개막하는 날인데 많이 오세요”라고 글을 남겼다.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정세균 전 대표,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등 ‘빅3’도 트위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이들은 트위터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고문은 최근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 딸 특채논란과 관련해 “고위 공무원들의 자녀들이 채용 특혜를 누린 것은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비판했다. 손 고문은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화해협력의 길로 하루 빨리 전환하기를 희망한다”고 올렸고, 정 전 대표는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반면교사로 삼아 최소한 기본이라도 갖춘 후보자를 다시 내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트위터 열풍이 일자 9일 아예 트위터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트위터 한나라당(트한당)’을 창당했다. 공식 슬로건은 ‘T.O.P’로 Together(함께하는 한나라당), Open(열려 있는 한나라당), People(국민과 함께)을 의미한다.
안상수 대표는 “트위터 한나라당을 창당한 것은 국민 참여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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