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세종시로 단계 이전하는 정부과천청사가 58억원 규모의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8일 행정안전부 과천청사관리소에 따르면 과천청사는 7월 29일부터 넉 달 동안 총 58억1,5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공사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에너지효율 1등급 취득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공사는 각 동의 단열 이중창, 옥상 하늘공원(정원), 지역 냉ㆍ난방 배관 설치가 핵심이다. 이 가운데 단열 이중창 설치는 전체 건물인 1~5동의 1층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현재 1동을 제외한 전 건물에서 공사를 완료했다. 단열을 위해 옥상에 설치되는 하늘공원은 이미 설치가 완료된 2, 3동을 제외한 나머지 동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중앙1문과 5대지, 정문과 관리동 사이에는 파이프를 깔아 지역 냉ㆍ난방을 할 수 있게 하는 공사는 모두 끝나 시험가동 중이다.
청사관리소는 이번 공사로 인한 에너지 절감 비용을 연간 약 6억2,000만원으로 계산해 9년 남짓이면 본전을 뽑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2012년부터 기획재정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이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해 2014년이면 과천청사는 완전히 빈 공간이 되기 때문에 비용을 뽑을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총 8억여원을 들여 짓는 하늘공원이 논란거리다. 옥상정원은 여름철 실내 온도를 낮추고 도심 생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년 안에 설치비 대비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세종시 이전 이후 과천청사 활용 문제 관련, 경기도는 청사 전체를 벤처 업체에 임대ㆍ분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염두에 둔 리모델링이라면 그 비용 부담은 국민이 아닌 입주 기업이나 개발 주체가 지는 것이 옳다.
과천청사는 지난해와 올해 화장실 개선공사에 32억3,000만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세금 낭비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는 어린이집 증축, 스프링클러 설치에 각각 28억8,000만원과 13억9,500만원을 쓰기도 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실제 측정 결과, 1층과 맨 위층의 에너지 효율이 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공사를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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