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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당대표자회 지연 속사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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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당대표자회 지연 속사정 있나

입력
2010.09.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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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3차 대표자회 개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9월 상순' 개최를 공언한 만큼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회의 개최 소식은 8일까지도 들리지 않는다.

북한이 최근 당 대표자회를 언급한 것은 6일 "(당 대표자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평양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전한 노동신문 '정론' 보도가 전부다. 그래서 '당 대표자회가 이미 시작됐다'는 등의 갖가지 루머가 돌고, 북한에서 '상순'을 의미하는 15일 전에는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표자회 준비가 임박했다는 느낌이 있지만 (시기를) 언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회의 개막일은 6일이 유력했다. 9일이 북한 정권수립일이어서 이에 앞서 회의를 끝낼 것 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1996년 2차 당 대표자회도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닷새 전에 열렸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어떤 이유에선가 개막 시기를 저울질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다. 대북 라디오매체 열린북한방송은 "북한이 개최 시점을 9월 상순으로 밝힌 것은 김 위원장 건강 상태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회의의 중대성에 비춰 김 위원장 참석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컨디션을 감안해 개막일 범위를 넓게 잡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첫 공개활동 소식을 보도했다. 통신은 날짜를 명시하지 않은 채 그가 인민군 호위사령부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회의 의제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북한은 이번 당 대표자회 공식 의제를 '최고지도기관 선거' 로 못박았다. 당 중앙위원을 선출하겠다는 뜻이다. 당 인사 문제가 주요 목적이라면 김정은 후계체제 공식화, 정치국과 비서국 등 핵심 보직의 배분을 놓고 권력투쟁이 심화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대북소식통은 "과거 당대표자회와 달리 이번에는 조직문제만을 다루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재가만 떨어진다면 하루 이틀 안에 회의를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北총리 남북관계 개선 언급

한편 최영림 북한 내각 총리가 이날 '정권수립 62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해 주목된다.

최 총리는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조국통일 실현은 공화국(북한) 정권 최대의 민족사적 과제이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김영일 당시 총리는 "6∙15 북남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적극 옹호하고 통일 운동을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으나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지 않았다.

최 총리 발언은 북한이 쌀과 시멘트 굴착기 등의 지원을 남측에 요청하면서, 대승호를 억류 한 달 만에 되돌려 보내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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