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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전립선암, 느꼈을 땐 늦으리…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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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전립선암, 느꼈을 땐 늦으리…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잡아라

입력
2010.09.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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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은 다른 암보다 치료성적이 좋은 ‘순한 암’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기 발견이 50%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비뇨기종양학회는 9월을 ‘전립선 인식의 달’로 정하고 남성의 상징인 ‘블루리본’을 활용, 블루리본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두 학회는 “전립선암 신규 환자가 1999년 1,437명에 머물렀지만 2007년 5,294명으로 지난 8년간 3.7배나 늘어나는 등 전립선암이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조기 발견이 늦어 완치율(5년 생존율)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76%로 미국(98%)ㆍ캐나다(93.3%)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다.

전립선암도 늦게 발견하면 생존율 크게 떨어져

전립선은 방광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톨만한 크기의 부드러운 조직이다.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의 하나로, 요도 밖으로 나온 정액을 액체 상태로 유지하고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전립선액을 분비한다.

전립선암은 주로 전립선 가장자리에 생긴다. 몇 년에 걸쳐 악성 종양으로 악화해 ‘거북이 암’으로 불릴 정도로 진행 속도가 느린데다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순한 암’이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지 못해 암이 전이되면 상황이 확연히 달라진다. 암이 다른 조직으로 퍼지는 3기에는 5년 생존율이 50%,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4기에는 5년 생존율이 30%로 급격히 떨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전립선암은 진단 시기가 서구에 비해 많이 늦다. 미국에서는 전립선암 환자의 80%가 1기에 진단을 받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50%를 밑돌고 있다. 위암과 간암, 유방암 등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대부분의 5년 생존율이 미국이나 캐나다, 일본을 앞선다. 반면, 우리의 전립선암 5년 생존율은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10% 이상 낮다. 안한종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이는 우리나라의 전립선 정기 검진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0세 이상은 무조건 정기 검진을

전립선암은 3기 정도가 돼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으며,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갑자기 소변이 급해지는 등 소변과 관련된 이상 증상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그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전립선 이상이려니 방치하다가 암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조기에 전립선암을 잡으려면 증상과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전립선 검진을 받는 수밖에 없다.

백재승 대한비뇨기과학회장(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50세 이상 남성은 매년 전립선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만일 아버지나 형제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40대부터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직장수지(手指)검사와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직장수지검사는 의사가 환자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직장을 통해 전립선을 손으로 만져 보면서 진단하는 방법이다. 전립선이 커졌는지, 표면이 결절이 있는지, 부드러워야 할 전립선이 굳어 있는지, 통증은 없는지 등을 의사가 손가락의 감각으로 알아본다. PSA검사는 전립선 특이항원을 측정하는 혈액검사법이다.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PSA라는 물질이 혈액 내에 3ng/㎎ 이상 있으면 암 발생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초음파검사와 조직검사 등 정밀 검진을 시행한다.

서구식 식습관이 전립선암 발생률 높여

전립선암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지방질과 인스턴트식품 과다 섭취, 식이섬유 섭취 부족 등 식생활 서구화를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카로틴 성분이 풍부한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거스 같은 녹황색 채소와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 식품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감귤에 들어있는 페릴릴알코올도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하며, 양념으로 많이 사용하는 마늘과 양파, 녹차도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크다. 이 밖에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도 권장할 만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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