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5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1-4 열세를 뒤집은 가슴 서늘한 승리였다. 페르난도 베르다스코(27ㆍ랭킹8위ㆍ스페인)가 내리 6포인트를 따내는 뒤집기 묘기를 펼치며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8강에 올랐다.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베르다스코는 자국 동료 데이비드 페레르(28ㆍ12위)를 맞아 더블폴트(11-5)를 쏟아내며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베르다스코는 3,4세트를 각각 6-3으로 따내며 균형을 맞춘 뒤 승부를 5세트로 미뤘다. 서버게임을 한치의 양보도 없이 6-6으로 마친 이들은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페레르가 순식간에 4-1로 점수를 벌리며 마지막에 웃는 듯 했다. 하지만 베르다스코의 빠른 발이 코트를 휘젓기 시작하자 거짓말처럼 기적이 일어났다. 페레르가 날린 승부샷은 번번히 베르다스코의 사정권에 쏙쏙 빨려 들어갔다. 내리 6포인트를 쓸어담은 베르다스코가 4시간23분에 걸친 사투끝에 3-2(5-7 6-7 6-3 6-3 7-6)역전승을 이끌어 내고 8강에 합류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8강에 오른 베르다스코는 역시 자국 동료인 세계랭킹 1위라파엘 나달(24)과 준결 진출을 다툰다. 스페인 선수끼리 US오픈 준결 다툼은 1968년 테니스가 프로와 아마선수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래 처음이다. 같은 왼손잡이인 베르다스코와 나달은 지난해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만나 5시간14분에 걸친 혈투끝에 나달이 3-2로 신승했다. 역대전적은 나달의 10전 전승.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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