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2년간 몸담았던 지바 롯데를 떠나 2006년 초 요미우리로 옮겼다. 조건만 보면 2억5,000만엔을 제시한 지바 롯데가 2억1,000만엔을 내놓은 요미우리보다 좋았다. 그러나 지바 롯데에서 주로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던 이승엽은 “1루 수비가 하고 싶다”며 요미우리 유니폼을 골랐다.
요미우리 첫해 이승엽은 펄펄 날았다. 144경기 중 143경기에 나가 타율 3할2푼3리에 41홈런 108타점을 쌓았다. 팀 내 타자 중 으뜸이었다. 구단은 시즌 후 “장기계약을 하자”며 4년 최대 30억엔(약 400억원)을 내밀었다.
4년 계약 첫해 이승엽은 비교적 선전했다. 엄지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7푼4리에 30홈런 74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구단은 야구르트에서 7년간 뛰었던 알렉스 라미레스를 영입했다.
설상가상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에 발목이 잡힌 이승엽은 갈수록 ‘잊힌 선수’가 됐다. 2008년 이승엽은 일본 진출 5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홈런(8개)에 그쳤다.
라미레스에게 완패를 당한 이승엽에게 다시 기회는 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77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그것도 대부분 8번 타자 아니면 대타였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2할2푼9리에 16홈런 36타점.
계약기간 마지막 해를 맞은 올해, 이승엽은 죽기 살기로 덤볐다. 그렇지만 시범경기 때부터 기회를 잡지 못하더니 끝내 ‘2군 선수’로 시즌을 접게 됐다. 이승엽의 요미우리 5년은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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