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선거운동을 도맡을 정도로 열성적인 내조자인 부인 노부코(伸子) 여사가 7일 산케이(産經)신문 기고에서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남편과 대결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비판했다.
노부코 여사는 이 글에서 간 총리의 경선 입후보 후 "의원회관에 있는 민주당 모든 의원 방에 인사하러 찾아갔다"며 "어떤 의원에게서 주제넘은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지만 지난 5차례 중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선거운동을 대신해온 것이 습관이 돼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노부코 여사는 "총리관저에서 89세인 시어머니를 돌보며 살림하는 자투리 시간에 큰 표밭인 홋카이도(北海道) 도쿄(東京) 지방의원에게 2대의 휴대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지방의원 2,382명 전부는 아니더라도 반쯤은 걸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오자와 전 간사장과 달리 공무를 봐가며 선거운동을 해야 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는 남편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오자와 전 간사장에 대해서는 온화한 분위기에 감동할 만큼 뛰어난 선거 수완이라고 칭찬한 뒤 "간 총리와 오자와씨 어느 쪽이 이기는 게 좋을지는 정말 모르겠다"면서도 "이중권력은 좋지 않다"며 비판의 화살을 꺼내 들었다.
노부코 여사는 남편에게서 들었다며 "하토야마(鳩山) 전 총리가 당내화합을 위해 움직였지만 '오자와 방식'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경선으로 가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오자와 전 간사장의 의향을 전부 받아들여 인사를 2, 3군데 바꾸면 총리를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었지만 그런 담합으로 총리 자리에 앉아 있어 봐야 자리가 불편하다"는 간 총리의 말도 전했다.
그는 총리 관저로 이사올 때 "경선 후 도로 가져 가면 기분 나쁠 거 같아 겨울옷을 아예 갖고 오지 않았다"며 "결국 원망과 한탄의 배웅을 받으며 나갈 것도 각오하고 있다"며 결전의 의지까지 내비쳤다. "누가 총리를 해도 어려운 것은 인사"라며 "간 총리는 확실히 '능력 있는 사람'을 쓰고 있다"고 남편을 치켜세운 노부코 여사는 하지만 "오자와씨의 '응원단'만으로 내각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지, 오자와씨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주위 사람을 보고 있으면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놓으며 글을 맺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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