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아칸소주 리틀록에 있는 백인 공립학교에서 벌어진 흑인차별에 항거, 흑인민권운동에 불씨를 지핀 이른바 ‘리틀록 나인’중 한명인 제퍼슨 토머스가 췌장암으로 5일(현지시간) 숨졌다. 향년 67세.
토머스는 학생시절인 1957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미 공립학교내 흑백 차별금지명령(1954년)에도 불구, 아칸소주 리틀록의 공립학교 센트럴 하이스쿨이 흑인 학생들의 등교를 금지하자 이에 반발, 다른 흑인학생 8명과 함께 등교를 강행했다. 당시 오벌 퍼버스 아칸소주지사는 국가수비대를 학교에 파견, 학생들의 등교를 강제로 중단시켰다.
이들의 사연은 ‘리틀록 나인’이라는 제목으로 전국에 알려지게 됐고,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집행하기 위해 육군 101공수사단을 투입, 이들의 등교 및 신변 경호 임무를 수행토록 했다.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 결정집행을 위해 군을 출동시킨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백인 학생과 주민들은 이들 흑인 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뭇고 침을 뱉는 등 행동을 서슴지 않았으나 공수대원들은 토머스 등이 교실을 옮겨 다닐 때마다 경호했다. 이 사건은 미국내 인종차별철폐운동이 확산되는 데 큰 불씨가 됐다.
현재 이 학교는 국립사적지로 지정돼있고, 당시 사건은 TV용 영화로 두 차례 제작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이들의 용기를 기리기 위한 은화폐가 발매됐으며, 2008년 1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에 토머스를 비롯한 리틀록 나인을 초청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토머스의 사망을 애도하며 그가 보여준 리더십과 숭고한 민권 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날 토머스를 ‘진정한 영웅’이라며 애도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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