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일 전국 주요 도시를 KTX로 연결해 90분 생활권으로 묶는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고속철도망 계획은 경부 고속철도를 통해 이미 검증되었듯 지역간의 인적 자본과 물자의 활발한 이동으로 균형 있는 국토발전을 이루고 전 국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또 우리 철도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동시에 1조 달러를 넘어선 세계 철도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철도는 가장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이다. 또 안전하고 정확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철도는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교통수단이다. 유럽은 현재 5,764㎞인 고속철도망을 2020년까지 2만1,180㎞로 크게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와 항공 위주 정책을 펴던 미국은 총 연장 1만3,760㎞의 11개 고속철도망 사업을 확정했다. 일본도 신칸센 1,173㎞를 더 건설할 계획이며, 중국은 향후 3년간 360조원을 고속철도망 구축에 투자한다. 베트남과 브라질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라가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다섯 번째로 개통한 고속철도를 높은 정시율과 무사고로 운영함으로써 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세계 네 번째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열차(KTX 산천)를 영업 운행에 투입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야심적인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계성을 높이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철도는 미약한 투자로 인한 연계성 부족 탓에 고객들에게 외면 당했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철도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연계성보다는 고속화의 영향이 크다. 앞으로는
전국을 하나로 잇는 연계ㆍ환승 체계를 갖추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KTX 비
수혜 지역은 리무진 서비스 등으로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열차 속도도 더욱 높여야 한다. 선로 직선화와 신호시스템 자동화 등으로 열차 속도를 높이고, 신설되는 철도는 최고 속도로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 주요 거점을 90분대로 연결해 하나의 도시권으로 통합할 수 있다.
KTX 역은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KTX 역이 열차이용 공간으로 머문다면 투자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KTX 역을 상업과 문화의 복합공간으로 조성, 철도 이용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며 쇼핑과 문화를 즐기고 업무 처리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이 재원 조달을 관건으로 꼽고 있다. 지금까지 도로에 편중되었던 사회 간접자본 지원을 과감하게 철도로 편입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철도의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 동안 축적한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기술은 해외 진출에 부족함이 없다. 정부는 해외 프로젝트에 대하여 제도 와 금융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관계기관과 민간기업은 건설과 운영, 시공과 감리, 제조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해외 철도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국내 철도에 재투자, 재정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고속철도 강국으로 세계를 질주하며 녹색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출발점에 서있다. 정부와 국민의 보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 지원으로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 부가가치형 철도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관형 코레일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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