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일본발 다제내성균(여러 항생제에 듣지 않는 세균) 공포 우려에 대한 조기 진화에 나섰다. 다제내성균이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와 혼용돼 마치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은 균으로 오해될 경우 괜한 불안감만 키워 제2의 신종인플루엔자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주 일본의 한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 집단 사망 사례와 관련 “MRAB는 이미 국내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특정 병의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면역력이 매우 약한 중환자가 MRAB 같은 다제내성균에 걸리며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정상인은 다제내성균이 신체에 들어와도 자체 면역력으로 물리칠 수 있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특히 슈퍼박테리아는 모든 항생제를 투여해도 죽지 않은 균인 반면 MRAB와 국내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 등은 모두 항생제가 개발돼 있어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릴 만한 세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MRAB가 병원 중환자실에서 흔한 세균으로 환자 면역력만 있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다만 일본 같은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에 대비해 철저하게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다제내성균 6종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염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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