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특혜 채용 논란으로 사의를 밝혔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6일 사실상 장관직을 떠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장관에 임명된 뒤 2년7개월만이다.
유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를 찾아 고별사를 했다. 그는 오전 실ㆍ국장 회의에 참석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조직과 동료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게 돼 무엇으로 미안스런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이어 공직자의 덕목을 언급하며 “자기만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다른 편의 입장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에 대한 애정과 당부도 잊지 않았다. 유 장관은 “당면한 여러 가지 외교현안들과 막중한 일들이 산적해있는데 통상교섭본부장과 외교부 1, 2차관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잘 다뤄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또 “예산과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여건 하에서도 밤낮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안쓰럽고 미안하게 느낀 적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유 장관의 사표는 아직 정식 수리되지 않았으나 이날 직원들에게 특혜 논란에 대한 반성과 당부를 전한 점으로 미뤄 업무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남동 공관도 이사 준비가 끝나는 대로 비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당분간 신각수 제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천영우 제2차관 등이 보조해 업무를 관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이날 37년의 외교인생을 마감하며 외교부 청사를 떠나면서 개인적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음이야 섭섭하지요”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음이야 기자실에 내려가 인사하고 싶었지만 분위기도 그래서…”라며 말을 끝맺지 못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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