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 받고 싶습니다.”
다부졌다. 가냘픈 어조의 목소리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해외 유수기업들을 상대로 한 세일즈였지만 위축되지는 않았다.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시회인‘IFA 2010’ 독일 베를린 전시장에서 만난 김양경(사진) (주)GND 대표의 첫인상은 그랬다. GND는 정보기술(IT) 토털 솔루션을 전문으로 한 국내 벤처 기업으로, 이번 행사에 아남전자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토종 기술 알리기에 나선 것. 김 대표는 “공식 참가업체와 같은 부스는 없지만, 우리 제품에 관심을 표해 온 해외 바이어를 상대로 시연을 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일반 관람객들 앞에 완제품을 선보이는 화려한 홍보전이 아닌, ‘막후 세일즈’가 이번 전시회 참석 목적인 셈이다.
세계 시장을 뚫기 위해 GND가 개발한 무기는 아남전자와 함께 내놓은 홈 네트워킹 기반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하는 융복합 제품이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GND의 네트워크 기술력과 오디오 분야에서 축척해 온 아남전자의 노하우를 집약해 만든 야심작이다.
이 제품은 자체 인터넷 연결이 가능, 별도의 개인용 컴퓨터(PC)가 없어도 오디오ㆍ비디오 수신장치만 연결하면 각종 오디오 및 동영상 파일은 물론 전세계의 라디오 방송까지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요즘 대부분의 라디오 방송국들이 인터넷 실시간 청취가 가능하도록 스트리밍 방식으로도 방송 내용을 내보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수신 가능한 방송은 무려 1만2,000개에 이른다. 그 만큼 미개척 시장이 넓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수동성과 제한성의 한계가 있는 일반적인 미디어 소스 기기들과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든 쉽게 검색해서 즐길 수 있도록 능동성을 최대화한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GND와 아남전자가 공동으로 비공개 진행한 제품 시연을 지켜본 해외업체 관계자들은 상당한 호평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GND는 이 같은 전략 제품들을 앞세워 내년도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다.
김 대표는 “아직은 해외업체와 공식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간의 접촉과정 및 시연 반응을 볼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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