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낙마에 따라 총리 및 장관 인선 스케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총리 인선 작업이 빨라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 사퇴 후 서두르지 않고 '무결점'후보를 찾아왔다. 그런데 유 장관의 낙마는 청와대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고 있다.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두 달 앞두고 주무 장관인 외교장관을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할 총리가 공석이어서 당장 외교장관을 임명할 수 없다. 총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의 대리 제청은 불가능하다는 게 헌법학계의 다수설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9일까지 발표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만한 후보군을 먼저 선정한 뒤 이 대통령이 낙점하는 방식으로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장관, 언론계 원로 J씨, 조무제 전 대법관, 한덕수 주미대사, 김황식 감사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등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검증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장관에는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태식 전 주미대사, 이규형 전 외교차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인택 통일장관이 외교부로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럴 경우 외교안보라인 교체 폭이 커진다는 부담이 있다. 일부에서는 외교부 특채 파문이 커질 경우 외교부 밖 인사가 낙점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외교 공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25일로 예정된 외교장관의 유엔총회 연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당분간 신각수 외교1차관이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지만 모양새와 개인적 친분 등이 중시되는 외교에서 어느 정도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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