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만 잠시 오르락 내리락 했을 뿐, 가격과 거래 모두 제자리걸음.’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한시적 해제를 골자로 한 8ㆍ29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시장이 그토록 원했던 대출 규제 완화 카드도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시장심리에 밀리면서, 기대했던 시장반응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책 발표 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 등 일부 단지에서 반짝 호가 상승을 보이는 듯 했던 시장은 다시 호가가 빠지며 이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잠실 주공5단지 102㎡의 경우 대책 발표 직후 11억원 하던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오르더니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3㎡는 대책 발표 후 1,000만~2,000만원이 붙어 7억7,000만~7억8,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지만, 이전 보다 500만~1,000만원이 내린 7억7,000만원 아래의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실거래를 반영하지 않은 호가 변동.
서울 한남동 K공인 이규민 실장은 “대책 발표야 1주일이 됐지만 실제 은행 창구에서 DTI 완화 기준이 적용된 것은 지난주 목요일(2일)이라 아직 거래회복 같은 시장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며 “특히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매수자들이 뜨뜻미지근한 반응들이라 기대만큼 거래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 활성화에 ‘한방’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DTI 완화도 현재로선 큰 약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강동구 둔촌동 D공인 관계자는 “DTI 완화가 내년 3월까지 6개월 한시 적용되는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그 안에 크게 나아질 것이 없어 보인다”며 “그때 가서 다른 추가 대책을 바라기도, 그렇다고 더 나올 카드도 없을 거 같아 답답하다”고 전했다.
8ㆍ29 대책 발표의 호재가 예상됐던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청약결과가 나와 건설업계의 긴장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첫 분양인 ‘용산 더 프라임’ 주상복합은 용산이란 입지와 시세보다 10~20% 가량 낮은 분양가로 관심이 높았지만 정작 1~3순위 청약 접수에선 전체 모집가구의 66% 밖에 채우지 못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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