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8월26~30일) 내용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방영했다.
이날 오후6시부터 45분간 북한 전역에 송출된 김 위원장 방중 기록영화는 크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 소식(10분)과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35분)으로 나눠 편성됐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중국 호금도(후진타오) 총서기와 상봉’이라는 제목의 영화에는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이 창춘(長春)시 난후(南湖)호텔 앞에서 반갑게 포옹하는 장면, 회담 후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중앙TV는 이어 김 위원장의 나흘간 방중 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 첫날 찾았던 지린(吉林)시 위원(毓文)중학교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 앞에 고개를 숙이고, 환영 나온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그는 또 창춘시 농업박람원과 궤도객차공사, 하얼빈(哈爾濱)시 혜강식품공사와 전기그룹 등 산업시설을 참관하는 장면에서 안내원에게 질문을 던지고 제품을 만져보는 등 중국의 경제 발전상에 관심을 나타냈다.
화면에 비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일단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악수를 하거나 박수를 칠 때 오른손만 사용하고 걸음걸이가 다소 어색해 보이긴 했지만 5월 방중 때와 비교하면 훨씬 더 활기차게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영화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대내용 성격이 강한 중앙TV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를 장시간 보도한 것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권력 승계를 정당화하기 위한 업적 쌓기로 보는 해석이 많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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