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휴대폰, 생활가전 분야에서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내년에 30조원을 투자하겠다.”
최지성 삼성전자 총괄 사장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0 을 둘러본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보기술(IT)이 TV, 휴대폰, 가전과 만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라이프의 선두주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올해 20조원에 이어 내년 30조원 등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 최 사장은 “이 회장이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대형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투자 부진 이야기가 최근 사라진 것도 (이 회장 복귀의) 긍정적 효과 ”라고 말했다.
투자는 주로 건강관리,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 사장은 “생화학 등 건강관리 분야는 전세계적 이슈이지만 기존 삼성전자 사업과 너무 다르다”며 “국내외 기업들을 인수합병(M&A) 하면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는 단순 제조보다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종 디지털 기기를 위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개발을 계속 진행하고,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연구개발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전자업계가 급변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최근 전자산업은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 아닐로그 매체에서 새로운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확산의 3대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며 “세계 최초의 TV용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를 세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TV 판매는 전망이 밝다. LED TV는 올해 1,000만대를 판매해 압도적 1위가 예상되며 입체영상(3D) TV도 6개월 만에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최 사장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스마트폰도 1위와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며 “이번에 공개한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은 출시 두 달 만에 300만대를 판매한 갤럭시S의 성공을 이어받아 스마트 모바일 혁명을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제품까지 출시한 전자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 사장은 “전자책은 태블릿PC에 흡수돼 애플리케이션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최초 등장 때와 달리 개념이 달라지는 만큼 새로운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분야도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말 인수한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 공장에서 올해 4월부터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기 시작한 만큼, 유럽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은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해 제품 공급 시간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며 “IT를 결합한 스마트 가전으로 차별화하면 생활가전도 조만간 유럽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지나친 자만심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최 사장은 “전자산업 역사를 보면 선도기업이 자만에 빠져 안주해 시장 주도권을 상실한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며 “삼성전자는 지금 변곡점에 다다른 만큼 끊임없는 혁신으로 성장통을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베를린(독일)=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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