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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 우리를 보고 힘내세요" 영화 얼라이브 실제 주인공들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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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 우리를 보고 힘내세요" 영화 얼라이브 실제 주인공들 현장 방문

입력
2010.09.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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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 33명이 산호세 광산 지하에 매몰된 지 5일로 한 달이 됐다. 구조까지 3,4개월이 걸릴 지 모른다는 소식도 전해져 매몰 광부들의 사기가 저하된 상태다. 일부는 우울증에 빠져 끼니를 거르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지하 700m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있는 이들에게 반가운 응원군이 찾아왔다.

이들은 1972년 안데스산맥 항공기 추락사고의 생존자 4명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이 우르과이인들이 4일 매몰 현장을 찾아 광부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격려했다. 1993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 ‘얼라이브(Alive)’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이들은 72일 간 설산(雪山)에서 버틴 끝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우루과이 럭비팀이 탑승한 전세기가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 추락한 사고로 당시 탑승객 45명 중 12명이 즉사했고, 17명이 이후 잇따라 사망했다. 두 달 넘게 버틴 끝에 살아남은 이는 16명으로 생존을 위해 사망한 탑승자들의 인육(人肉)을 먹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안데스 생존자 페드로 알고르타씨는 “우리를 보라. 우리는 구조됐고, 사고가 난 지 38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살아있다”고 매몰 광부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그는 또 “자신들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이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다는 생생한 증거”라며 “이미 최악의 사태는 지났기 때문에 매몰 광부들 전원이 구출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생존자 호세 인시아르테씨는 “우리와 달리 광부들은 모두 살아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훨씬 아름답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광부들의 가족들은 반가운 손님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광부의 여동생 마리아 세고비아씨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사투한) 그들을 보게 돼서 기쁘다”며 곧 오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되새겼다. 4일에는 화상통화가 처음 연결돼 광부들과 가족들은 얼굴을 보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칠레 정부가 4개월 내 구출을 목표로 잡고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달 30일부터 굴착을 시작했지만 아직 40m 정도밖에 파지 못했다. 구조용 수직갱을 파내려 가고 있는 구조 당국은 식량 등을 내려 보내고 있는 보급용 갱의 직경을 인명 구조가 가능한 수준까지 넓히는 제2 방안, 축구장 크기의 원유 시추용 장비를 동원해 추가로 구조갱을 뚫는 제3 방안을 마련 이달 중순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크리스마스까지 구출”을 자신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구조 실패의 경우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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