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이 ‘위기관리 능력이란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보여주며 US오픈 테니스 3회전에 합류했다. 3일(한국시간)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 테니스가 열린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나달이 데니스 이스토민(24ㆍ39위ㆍ우즈베키스탄)과 대회 2회전 둘째 세트 6-6으로 맞선 가운데 타이브레이크상황에서 1-5로 몰렸다. 앞선 세트에서 6-2로 따돌렸지만 이번 세트를 빼앗기면 자칫 승부의 흐름을 빼앗길 수 있는 순간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달의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했다. 순식간에 5-5동점으로 따라붙은 나달은 결국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나달은 경기 후 “둘째 세트를 따내리라 생각지 못했다. 마음을 비우고 강하게 밀어 붙인 것이 적중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평소 나달 답지 않게 더블폴트를 3개나 저질렀지만 상대의 서브를 따낼 수 있는 브레이크포인트 찬스에서 나달은 6번의 기회를 맞아 3번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스토민은 7번 찾아온 기회를 단 한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나달은 이로써 이스토민을 3-0(6-2 7-6 7-5)으로 꺾고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를 향해 순항했다. 나달은 질레스 시몽(26ㆍ42위ㆍ프랑스)과 16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치른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9ㆍ2위ㆍ스위스)는 3회전에서 폴-앙리 마티유(28ㆍ109위ㆍ프랑스)를 3-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안착했다. 노박 조코비치(23ㆍ3위ㆍ세르비아)도 제임스 블레이크(31ㆍ108위ㆍ미국)를 역시 3-0으로 돌려세우고 16강에 올랐다.
한편 여자단식에선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23ㆍ17위ㆍ러시아), 디펜딩 챔피언이자 엄마선수인 킴 클리스터스(27ㆍ3위ㆍ벨기에)가 16강에 합류했다. 특히 조코비치와 함께 세르비아 테니스의 자존심인 아나 이바노비치(23ㆍ40위)도 2008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오랜만에 제 기량을 선보이며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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