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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대표자회 일정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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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대표자회 일정 '안개'

입력
2010.09.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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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지난 6월 공언한 노동당 3차 대표자회의 개최 시기가 오리무중이다. 북한은 6월 26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발표하면서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해 9월 상순 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대로라면 지금쯤 회의 일정이 공개될 법도 한데 북한은 이달 들어 사흘이 지나도록 침묵하고 있다.

일단 회의가 임박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주부터 연일 각 지역의 당대표회 소식을 전하며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전례에 비춰보면 내주 초인 6일이 회의 개시일로 유력시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당 대회 6차례와 당 대표자회 2차례 등 전국 규모의 당 행사를 열면서 한 번(1948년 2차 당대회)을 제외하곤 모두 주중에 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회의 임박 시점까지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예고 없이 당 대표자회 개최 소식을 공표할 수도 있다. 실제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1일 “당 대표자회가 4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회의 일정 공개를 꺼리는 까닭은 당 대표자회에 쏠린 안팎의 이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1966년 이후 44년 만에 열린다. 특히 회의 개최 직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돼 북한의 후계 구도와 권력구조 개편, 경제 회생 방안 마련 등 다양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관심사는 단연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의 거취 문제다. 김정은의 공개 여부와 함께 그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향후 권력 지형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3개월 만의 방중 등을 정황으로 들며 김정은이 당 대표자회에서 핵심 요직인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에 지명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북한이 3대 세습으로 이어지는 권력 승계를 공식 천명한 뒤 후계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김정은의 어린 나이(28세)와 완결되지 않은 우상화 작업을 고려하면 더딘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140~150명으로 추정되는 중앙위 위원에만 이름을 올린 뒤 정치국, 비서국 등 당의 핵심 기구를 장악해 가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과도 체제’의 시한으로는 북한이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이 유력하다. 한 대북소식통은 “이 기간 동안 김정은의 가장 강력한 후견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당 인사를 주무르는 조직지도부장을 맡아 ‘김정은 시대’의 연착륙을 견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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