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식경제부 내부에서는 이재훈 전 장관 후보자의 낙마 이후 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친박계 의원인 최경환(55) 장관이 교체되기로 했다가 일단 유임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면서 이상득 의원(SD)계 실세인 박영준(50) 제2차관과의 동거가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일단 최 장관과 박 차관은 서로를 의식하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최 장관은 유임 통보를 받은 뒤 박 차관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간부들도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며 "업무 수행에 한치의 어긋남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처 내에서는 최 장관의 발언이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는 그간 실세 차관의 등장으로 어수선해진 조직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남은 임기 동안 본연의 임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왕차관'으로 불리며 실세 차관 역할이 예상되던 박 차관의 몸 낮추기도 눈에 띈다. 박 차관은 최 장관의 유임 방침이 결정된 뒤 "장관이 새로 오신 것으로 알고 잘 보필해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칫 '불안한 동거'로 비치는 시선을 의식한 듯 최 장관의 잔여 임기 동안 최대한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최 장관이 친박계 핵심 의원이지만 이상득 의원과도 상당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 장관과 박 차관은 모두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또 업무적으로도 최 장관이 재임 기간 동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등을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자원외교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 차관과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도 동거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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