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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불법사찰 내분' 일단 자제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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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불법사찰 내분' 일단 자제모드로

입력
2010.09.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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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 불법사찰 논란이 일단 자제 모드로 바뀌는 양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내분의 소용돌이에 빠졌지만 당 지도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피해자로 알려진 인사들이 “당분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겠다”고 말하고 있어서 내홍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해법을 찾겠다고 하니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로부터 관련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 문제가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당내 분란과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해 숨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제(1일) 저녁 당지도부의 (언론) 인터뷰 자제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남 의원은 “압력이 아니었느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협조 차원이었다”며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태풍 피해 등을 신중히 고려해 (라디오 인터뷰를) 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찰 의혹 문제로 연일 청와대와 이상득 의원을 공격해온 정태근 의원도 이날 오전 예정됐던 라디오 인터뷰를 취소했다.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선 안상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자제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사찰 피해 당사자들은 이날 “사찰의 전말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해 당 지도부의 중재가 실패할 경우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증거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원희룡 사무총장에게 항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잘 알지도 못하고 얘기한 거 아니냐고 조목조목 얘기했다”면 “원 사무총장도 어떤 부분에서 잘못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뒤에 숨어서 서로 특정인을 겨냥해 공방하는 것은 당의 내분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은 증거 자료를 갖고 있다면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근 의원은 “사찰은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할 얘기가 있으면 할 것”이라며 “조만간 증거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은 “결단코 국가 기강을 흔들고 불의를 저지른 불법사찰의 배후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1일 불법사찰 문제와 관련해 정 최고위원과 정 의원을 만나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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