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가 해외에서도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눈을 돌린 해외 공략이 가시적 성과를 내며 수출 효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 특히 비수기인 상반기에도 개발도상국과 신흥지역의 정보화 진단 사업 등을 포함해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하반기는 물론 내년 매출 실적 기대치까지 높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 대표 업체인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의 해외 부문 실적은 올 상반기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270%까지 향상됐다.
올 상반기 삼성SDS의 해외 매출은 전년대비 약 50% 늘어난 약 4,300억원. 올 4월 국내 IT 서비스 수출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5,000억원 상당의 쿠웨이트 유정 시설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따낸 데 이어, 5월에도 100억원 규모의 스리랑카 국세청 조세전산망 구축 사업을 잇따라 확보했다. 삼성SDS는 현재 국내에서 주로 진행 중인 모바일 서비스를 하반기부터 해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시장에도 추진할 모바일 서비스가 더해지면 올해 전체 매출 목표인 4조2,000억원 가운데 20%에 달하는 8,300억원은 해외 부문에서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LG CNS 역시, 수출 부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업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40% 늘어난 1,200억원대. 지난 6월 몽골 최대규모(180억원)인 IT 사업인 긴급구조망 시스템을 따냈고, 국내 IT 서비스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스리랑카의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며 발전소 구축 사업(42억원)도 가져왔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560억원 규모로 수주(2009년6월)한 재정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와 올해 6월 구축 완료한 인도네시아 경찰청 범죄정보시스템(240억원) 등도 매출 상승세를 도왔다. LG CNS는 하반기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등 주요 전략 거점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SK C&C의 경우엔 올해 상반기 해외 부분 매출 부문에서 전년동기에 비해 274%나 급증한 310억원의 성적표를 내놓았다. 2008년5월 당시, 국내 단일 IT서비스 수출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800억원 규모의 아제르바이잔(중앙아시아 산유국)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과 지난해 9월 인도 릴라이언스텔레콤 3세대(3G) 이전 전략 컨설팅 사업 수주(19억원) 결과가 상반기 매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등 선진시장을 위주로 모바일 상거래 서비스 사업을 확대 중인 SK C&C는 올 하반기와 내년 전망을 더 밝게 보고 있다.
오진원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융ㆍ복합화(컨버전스)와 클라우드 컴퓨팅(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각종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아 쓸 수 있는 서비스) 등이 세계 IT 시장에 주류로 떠오르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IT서비스 업체들의 사업영역도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며 “조선과 통신, 건설, IT 등 주력 사업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이 있는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은 기타 산업과의 융합시장 창출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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