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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오자와' 바라지 않는 美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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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오자와' 바라지 않는 美 정부

입력
2010.09.0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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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에 대해 미국이 벌써부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일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대등한 관계’에 적잖게 무게중심을 두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총리가 될 경우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등을 둘러싸고 양국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조성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오자와 총리가 되면 미일동맹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일 보도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전날 공동기자회견을 전하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의 제목은 “오자와 새로운 미군기지협정 약속”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오자와 전 간사장을 두고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막후 실력자”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일본실장은 지난달 31일 오자와 전 간사장에 대해 “지난해 반미적인 발언은 미일관계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고 말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전했다. 그린 실장은 “미 정권은 당초 (실력자로 알려진)오자와에 접근을 꾀했지만 역효과였다”며 “11월 미일정상회담을 앞두고 후텐마 이전문제 등을 비롯한 주요 정책에 진전이 없는 데 미 정부는 짜증나 있다”고 말했다.

“반미적인 발언”이란 오자와 전 간사장이 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2월 “극동의 미군은 제7함대만으로 충분하다”며 제시한 적극적인 주일미군 감축과 일본 자력의 안전보장 구상을 가리킨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당시 “미국이 말하는대로 고분고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관한 사안은 일본 자신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며 “일본의 방위는 일본이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 방일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도 “대등한 파트너십이 있고 나서야 동맹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2일 경선 후보 공개토론회에서도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이므로 일본이 방위해야 한다”며 지난해 발언을 재확인하며 이 같은 재편은 “10년, 20년 뒤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자와 총리가 나오면 하토야마 정권 당시의 미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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