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위안화 가치가 1994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은 올 6월19일 환율 변동폭 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위안화 환율 개혁’을 천명하는 등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시사했다. 위안화는 이후 잠시 0.3% 반등했으나 지난달 상승 분을 모두 반납하고 사실상 절하로 돌아섰다. 국제금융시장은 이를 놓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의지가 결국 없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라는 명분으로 그 동안 줄기차게 중국의 환율절상을 요구해온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의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문제는 가깝게는 11월 서울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최대 논쟁거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중국 중궈쩡?(中國證券)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산하 중국외환거래센터는 지난달 31일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전날보다 0.06% 떨어진 달러 당 6.8074위안으로 마감됐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이날 장중 한때 달러 당 6.8110위안까지 밀렸고, 전날은 6.8030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은 0.5% 떨어져 16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달러 가치를 주요 6개 교역 통화에 대비해 산정하는 달러 지수는 지난달 2% 상승하는 등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더욱이 중국측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후샤오롄(胡曉煉) 인민은행 부총재는 1일자 미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환율이 중미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위안화 환율에 대한) 과다한 주장과 비판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국정부의 기존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후 부총재의 발언은 중국이 환율 압박 가중에도 불구,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중국은 위안화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들의 외환 국제 투자를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국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위안화 환율문제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미중간 첨예한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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