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US오픈 테니스 대회 1회전 브라이언 다불(아르헨티나)과 단식 경기에서 환상의 샷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는 2세트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다불이 키를 넘기는 로브를 구사하자 베이스라인까지 쫓아가 네트를 등진 채 다리 사이로 공을 쳐 상대의 오른쪽 코너 구석에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황제급 묘기’를 선보였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페더러의 ‘황제의 샷’을 계기로 ‘스포츠 미러클 10선’을 1일 선정, 발표했다. 1위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제왕 알렉산더 오베츠킨(워싱턴)이 꼽혔다. 오베츠킨은 2006년 피닉스와 리그 경기 5대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의 전의를 잃게 만드는 묘기를 펼쳤다. 그는 문전에서 뒤로 넘어지자 자신의 머리 위로 향하는 퍽을 손목을 180도 트는 슛으로 연결시켜 골네트를 갈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5년 마스터스에서 보여준 ‘90도 칩샷’이 2위로 뽑혔다. ‘마스터스의 사나이’로 불리는 우즈는 16번홀에서 러프로 떨어진 공을 버디로 연결시키기 위해 칩샷을 시도했고, 왼쪽으로 흐르던 공은 갑자기 90도로 꺾이더니 홀로 절묘하게 빨려 들어갔다. 호베르토 카를로스(브라질)의 ‘UFO 슛’이 3위에 올랐다. 카를로스는 1997년 프랑스전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슛을 시도해 팬들의 눈을 휘둥그러지게 만들었다. 아크 밖 프리킥 상황에서 카를로스는 볼보이를 향해 슛을 날리는가 했지만 아웃사이드로 맞은 공은 갑자기 왼쪽으로 휘어지며 골네트에 꽂혔다.
미프로농구(NBA)에서의 명장면도 많았다. 그 중 텔레그라프는 1984년 제프 말론(당시 워싱턴)이 디트로이트전에서 선보인 버저비터슛을 4위로 매겼다. 말론은 하프라인에서 넘어온 패스를 왼쪽 사이드 라인 끝에서 잡은 뒤 옆으로 넘어지면서 3점슛을 시도했고, 이는 기가 막히게 림에 쏙 들어갔다. 5위는 ‘해일 메리 패스(미식 축구 경기 종료시점에 전방을 향해 무작정 던지는 패스로 지금은 정치ㆍ경제적 용어로도 사용됨)’라는 말을 낳은 터치타운. 더그 플루티(보스턴대)는 1984년 미대학풋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종료 직전 48야드 패스를 연결했고, 제라드 페란이 이를 라인 바로 앞에서 잡은 뒤 터치타운에 성공했다. 종료 직전에 나온 이 터치타운으로 보스턴은 47-45 역전승을 연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외 1954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중견수 윌리 메이(당시 뉴욕 자이언츠)가 빅 웰츠(클리블랜드)의 안타성 타구를 마치 뒤에도 눈이 있는 듯 전력 질주하면서 거꾸로 잡아낸 호수비,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스페인)가 2010 브리티시오픈 17번홀에서 벽으로 공을 쳐서 홀 주위에 붙이는 ‘어메이징 샷’ 등도 미러클 10선에 포함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