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31일 2010년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가졌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낙마로 기세를 올린 상황에서 정기국회도 4대강 사업 조정, 서민정책 등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가 가득한 자리였다. 그러나 비공개 회의에선 10ㆍ3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진영 간 갈등도 불거졌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의원 워크숍을 갖고 정기국회 전략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우선 ▦4대강사업, 방송장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략적 개헌 등 3대 핵심 저지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10월로 예상되는 총리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적극 대응, 예산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금년 예산은 12월2일 법정기일 내 통과를 목표로 협력할 테니 청와대와 한나라당도 꼭 협력해달라"며 "4대강 사업의 완공시기를 조절하고 예산을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특히 "정치인은 백공일과(百功一過), 즉 백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국민의 비판을 받는다"며 의원들에게 겸손한 태도를 주문했다.
박기춘 원내 수석부대표는 "국민 눈높이 감사 원칙으로 정기국회 일정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은 한반도 정세 특강에서 "민주당도 대북 인권결의안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크숍 자리에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도 과일 상자를 들고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박 대표를 만나 "오늘 아침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제일 먼저 인사하라. 첫 번째 특임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후에는 정진석 수석이 찾아 "대통령에게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인사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재오 장관, 정진석 수석 체제가 서면서 박 대표 등 야당과 소통 통로가 정립됐다는 분석이 있다.
박지원 대표는 이와 관련,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 발 물러서더라도 국민 뜻을 살피고 순응하는 게 레임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자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는 길"이라며 "레임덕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몰아붙이는 오만과 독선에 빠졌을 때 더 빨리 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크숍에선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각 당권 주자 진영의 기세싸움도 감지됐다. 이날 현장엔 부산 경남지역을 찾은 손학규 전 대표를 제외한 당권 주자들이 모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오후 자유토론 과정에선 비주류 문학진 강창일 의원이 조직강화특위 지역위원장 선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김재균 의원은 지도체제 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등 각 진영 이해에 따라 백가쟁명식 공방이 이어졌다.
또 민주당 의원들은 사학비리 개혁과 관련해 상지대 비리이사 선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으나,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강성종 의원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전현희 대변인은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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