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제국들이 아마존 일대를 헤집고 다니게 만든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 탐험가들은 여전히 그 흔적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500년 전 서구의 침략을 막아냈던 아마존의 후예들은 백인이 주인인 금광에 고용돼 산과 밀림, 강을 파헤치는데 앞장서고 있다.
KBS 1TV 수요기획은 1일 오후 11시30분에 생계를 위해 삶의 터전을 파헤쳐야 하는 안데스 원주민들의 비극을 다룬 '검은 엘도라도의 꿈'을 방송한다.
안데스산맥 원주민 케츄아족 대부분은 하루 1만원 벌이도 안 되는 금광 일로 생계를 이어간다. 온 가족이 매달려 정으로 산에 굴을 파고 금이 섞인 바위, 자갈 따위를 캔 뒤 잉카족 전래 멧돌로 돌을 부숴 금을 골라낸다. 아마존강 유역에선 중장비를 갖춘 개인업자들이 강물과 흙을 퍼올려 사금을 채취한다.
아마존 일대 산과 밀림은 이렇게 마구잡이로 금맥을 찾는 손길에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서글픈 것은 수 천 년 터잡고 살아온 땅을 잃은 원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금광업자들에 고용돼 그 땅을 망가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산업 기반이 취약한 주변 국가들은 원주민과 저임금 노동자 2만여 명을 먹여 살리는 금광 산업을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환경보호론자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금광 개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열세살 소년 요나단은 아직 미성년이라 정식 광부로 받아주는 곳이 없는데도 탐사와 채굴 일을 배우러 다닌다. 하루의 양식과 아이들 교육을 위해 아마존의 신음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금광에서 삶을 찾아야 하는 현실. 아마존 후예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김경준기자 ultra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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