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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펄만 남은 월곶포구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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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펄만 남은 월곶포구 "아 옛날이여…"

입력
2010.08.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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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낮 12시 경기 시흥시 월곶포구. 10년 전만 해도 바다와 회를 즐길 수 있는 수도권의 명소로 이름을 떨쳤던 곳이지만 포구를 따라 늘어서 있는 횟집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상가 중간중간에는 이가 빠진 듯 곳곳에 폐업한 업소들이 눈에 띄었다. 영업 중인 가게들도 활어를 보관하는 어항 중 일부는 아예 물을 빼놓고 가동하지 않았다.

손님 흔적을 찾아 수 없어 그런지 흔한 호객행위도 자취를 감췄다. 평일 점심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과거 월곶포구의 영광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13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요새는 아예 개시를 못하는 날도 있고, 주말 역시 평일과 다르지 않다"며 "임대보증금 1억원을 다 까먹었는데 더 돈을 끌어올 곳도 없다. 나를 포함해 전깃세와 수돗세 등이 몇 달씩 밀린 가게들이 수두룩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상인들은 월곶포구가 침체의 길을 걷는 가장 큰 원인으로 바다를 거론했다. 바닷물이 찰랑찰랑해야 할 바다에 뻘이 그득히 쌓여 이름뿐인 포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어업이 신통치 않자 옹진수협도 3년 전 월곶공판장의 문을 닫았다. 공판장 건물은 아직까지 포구 한쪽에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다.

한 상인은 "지난 10여 년 동안 한 번도 준설을 하지 않아 포구가 넘칠 정도로 수 미터나 뻘이 차 올랐다"며 "여름이면 뻘 썩는 악취로 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영동고속도로 월곶IC 폐쇄와 오이도에 집중하는 시 행정 등에도 불만을 쏟아냈다. 월곶포구와 바로 연결됐던 월곶IC는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건설되며 지난 3월 초 없어졌고, 대신 제3경인고속화도로에 정왕IC가 생겼다.

상인 전모(41)씨는 "안 그래도 어려웠는데 월곶IC가 없어지며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우리들 생각"이라며 "공영개발로 월곶포구 상가들을 조성한 시가 이제는 월곶을 포기하고 오이도만 키우려는 것 같아 더 속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곶포구 활성화 방안을 고심 중인 시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포구 주위로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물 순환 용역이 내년 초 완료될 예정이지만 이미 포구 기능을 상실하고 갯골만 남은 상태라 이 방법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앞서고 있다. 여기에 포구 주위를 둘러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까지 고려해야 해 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준설과 포구 매립 뒤 공원화 등 4,5가지 안을 놓고 검토 중이지만 어느 경우에도 최소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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