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84)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4년의 와병 기간을 “죽음의 문턱을 오간 시기”라고 표현했다.
카스트로는 30일(현지시간) 멕시코의 진보성향의 일간 라 호르나다와의 5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와병 기간에) 더 살고 싶은 욕망도 없었다”며 “의사들이 나를 이 상태에서 살게 할 것인지, 아니면 죽게 내버려 둘 것인지 자문했다”고 말했다. 또 “뭔지 알 수 없는 각종 기계들에 연결된 상태에서 침대에 누워 지냈다”며 “이런 고통이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었기에, 유일한 소원은 세상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2006년 7월 장질환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뒤 병상신세를 지면서 권좌를 동생 라울에게 넘기는 등 죽음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카스트로는 “하지만 나는 결국 살아났고, 지금 사라지고 싶지는 않다”며 삶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지구가 탄생한 이래 가장 흥미롭고 위험한 국면에 들어서 있다”며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반핵전쟁 운동을 펼쳐, 엄청난 위협에서 벗어나도록 국제적으로 설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카스트로는 앞서 이스라엘과 동맹국인 미국이 핵 활동을 이유로 이란에 제재를 강화할 경우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카스트로는 자신의 근황에 대해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600보를 부축 없이 걷고, 몸무게도 최악일 때 66㎏이던 것이 지금은 86㎏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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