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과 만혼이 늘면서 성수기에 접어든 혼수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백화점의 한여름 모피 판매가 급증하는가 하면 40대 이상 소비자의 혼수용 가구 구입이 늘었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7월 모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29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43.4% 신장했다. 한여름에 모피가 높은 신장세를 보인 배경은 바로 만혼 풍조. 백화점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에게 동시에 모피를 선물할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늦깎이 신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백화점의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모피 구매 고객 중 결혼 적령기인 25~34세 젊은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8.3%포인트 늘어난 19.6%를 기록했다.
또 다음달 3일부터 12일까지 기획 판매 행사 ‘혼수가구박람회’를 여는 아이파크백화점은 기존 참여 브랜드외에 만혼ㆍ재혼 부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행사 품목으로 추가시켰다. 매년 혼수가구박람회의 40대 이상 중년 부부의 구매율이 5%씩 늘어 2월 행사에서는 40대 이상의 구매 비율이 23%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 행사를 통해 주로 화려한 색상, 개성 있는 디자인의 가구를 판매하던 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명품과 아동가구의 비중을 높였다. 30대 후반 이상과 재혼 고객을 고려해서다. 사은품도 소비층의 연령대를 확장한 건강검진권, 가족사진 촬영권 등으로 준비했다.
그런가 하면 만혼 예비신부의 ‘통 큰’ 소비도 눈에 띄게 늘었다. 2인용 도자기세트가 80만원대인 이탈리아 브랜드 리차드지노리, 6인용 양식기 세트가 400만원대인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토플 등을 판매하는 신세계백화점의 생활편집매장 피숀은 올해 누계 매출이 전년대비 12.4% 가량 늘었다. 주로 40~50대 고객이 구매하던 고가의 생활용품을 경제력을 갖춘 골드미스들이 혼수로 찾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성은 신세계백화점 생활팀 과장은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고 경제력을 갖춘 골드미스들이 고급제품을 혼수용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의 미혼 고객 구매가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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