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 또 집을 못 팔아 고민하던 매도자들의 고민은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8ㆍ29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오고 사실상 첫 중개거래가 시작된 30일. 집을 사고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일제히 시장 움직임에 쏠렸지만, 아직 거래시장은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분위기다. 우선 대책 발표 하루 만이라는 물리적 한계 탓이 크지만, 대책 내용에 대해서도 매수ㆍ매도자들의 복잡한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하다.
다만 더 이상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는 급매물 일부가 회수된 것과, “이제 집이 좀 팔리겠냐”는 매도 문의 전화가 몇 통 늘었다는 게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
서울 목동7단지내 H공인 관계자는 “꽤나 얼어붙었던 시장인지라 대출 규제가 풀렸다고 바로 살 사람이 나와 거래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저가 급매물 몇 개가 회수되긴 했지만 아직 시장 판단을 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 현대공인 김인숙 실장은 “아직 매수문의는 없고 ‘집이 좀 빨리 나갈 수 있는 것이냐’는 매도 문의만 좀 늘어난 정도”며 “최소한 통상적으로 매매거래가 활발한 가을 이사철은 지나봐야 이번 대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8ㆍ29 대책에 대한 거래시장의 기대도 아직까진 반신반의. 서울 광장동 B공인 관계자는 “대출 조건이 풀리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소 늘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3월까지 한시 적용이란 점 때문에 그 사이 시장이 완전히 되살아나지 않는 한 대책에 의한 효과 역시 한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도곡동 P공인 관계자는 “이번에도 강남3구는 제외됐는데, 거래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역을 제외한 상태에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대출 조건이 완화돼 주택구매를 위한 목돈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이번 대책이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한 셈”이라며 “다만 가격 하락에 대한 시장 심리가 얼마나 풀리느냐가 거래 활성화의 필요 조건”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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