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가진 새로운 극우주의 세력이 등장했다. 인터넷을 통해 조직돼 ‘넷(Net) 극우’로 불리는 이들은 일본의 장기불황에 따라 국내에서 자신들의 위상이 줄어드는 데 대한 좌절감을 분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NYT는 대표적인 단체로 지난 해 연말 교토(京都)의 조총련계 조선제1초급학교 앞에서 확성기를 통해 욕설을 퍼부으며 시위를 벌인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을 거론했다. 이들은 일본에 거주하는 50만명의 한국인 뿐 아니라, 중국인, 아시아 노동자, 기독교 신자는 물론 헬로윈 축제를 즐기는 서양인들까지 공격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단체 조직원들은 고유의 웹사이트를 통해 시위 시간과 장소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시위 관련 비디오 등을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NYT는 이들 단체가 젊은 층이 주축인데다, 저임금의 시간제 근로자 및 최근 급증한 계약직 근로자들이 많은 점으로 미뤄, 일본의 장기화의 경기 침체와 정치적 영향력의 퇴조로 인한 부작용의 산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넷 극우’의 회원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가장 규모가 큰 재특회의 경우 3년전 설립 당시 25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9,000명에 달한다.
재특회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사쿠라이 마코토(38ㆍ가명)는 “우리는 미국의 티파티운동(중산층 백인 위주의 풀뿌리 정치모임)을 모델로 삼고 있다”며 “교토 한인학교에서의 시위는 인근 공원을 일본이 학생도 공유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인 학교 등 일각에서는 “일종차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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