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대차 글로벌 질주 '품질이 힘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대차 글로벌 질주 '품질이 힘이다'

입력
2010.08.30 06:10
0 0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를 표지 모델로 선정했다. 뛰어난 품질과 세련된 디자인 때문이었다. 앞서 이 잡지는 중형 패밀리 세단 평가에서 신형 쏘나타를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보다 앞 자리에 선정했다. 컨슈머리포트 관계자는 “쏘나타는 멋진 디자인에 우수한 연비,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 높은 품질 신뢰도를 겸비한 차량”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최대 중고차 평가 조사업체 켈리블루북은 2010년 2분기 ‘가장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 조사에서 현대차를 전체 37개 메이커 중 5위로 선정했다. 포드, 도요타, 시보레, 혼다에 이어 현대차가 최초로‘톱5’에 진입한 것. 중고차 브랜드 인지도는 해당 업체의 품질 향상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품질 향상이 드디어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중고차 가격 상승->신차 가격 상승’ 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최근 업계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의 포드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5위(276만대)에 올랐다. 1위 도요타(416만대)와 GM(415만대), 폴크스바겐(361만대), 르노-닛산(335만대)의 뒤를 이은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판매 증가율. 현대ㆍ기아차의 상반기 판매 증가율은 무려 29.4%나 돼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2위 폴크스바겐의 15.8%과는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쾌속 질주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품질 향상이다. 현대차가 지난 10여년간 품질 관리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가 최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현대차는 10여년 전만해도 싸구려 차 제조업체라는 비아냥을 달고 다녔다. 심지어 회장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도 한 딜러에게 “싼 차만 내놓지 말고 팔리 수 있는 품질을 갖춘 차를 만들어 달라”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를 계기로 정회장은 2002년 ‘품질 경영’을 최고 목표로 설정했다. 그가 먼저 시도한 것은 회사의 모든 역량을 품질개선에 집중한 것. 이를 위해 품질총괄본부를 신설했다. 생산과 영업, 애프터서비스 등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품질관련 기능을 한 곳에서 집중 관리토록 한 것이다.

‘우리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라는 목표로 전직원이 매달린 결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 이후 30위권에서 머물렀던 미국 대표적 시장 전문기관인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004년에는 7위로 수직 상승했고, 2006년에는 벤츠, BMW, 도요타 등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현대차의 환골탈태에 미국 언론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최근에는 글로벌품질경영시스템(GQMS)을 도입했다. 이는 신차개발부터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까지 모든 부문에서 누구나 품질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고 곧 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한 체계를 말한다. 품질 문제라면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수평적 권한을 갖도록 함으로써 전사원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보장한 것이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 이후 현대차는 GQMS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폴크스바겐CC 등을 제치고 준고급차 부문 품질만족도에서 2009년과 올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깐깐한 유럽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독일의 전문 권위지 아우토빌트에서 실시한 2010 품질조사에서 독일에 소개된 20개 메이커 중 1위에 오른 것.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본고장 업체를 누른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신차 구입 후 3~7년 사용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설문조사와 자체 전문가조사를 병행해 실시한 것. 따라서 이제 유럽에서도 현대차 품질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 수 없게 됐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은 26일 한국기자들에게 “현대차는 무시 못할 경쟁자이다. 그들은 시장이 원하는 차를 만들 줄 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품질 향상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가격이 아니라 품질로 마케팅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퀄리티 마케팅이다. 품질 향상을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연결,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격 인상과 마케팅”이라며 “앞으로 선보일 신차에 이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반영하느냐가 향후 도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