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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중국 방문/ '후계 다지기·제재 국면 돌파' 두 토끼 잡기 소기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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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중국 방문/ '후계 다지기·제재 국면 돌파' 두 토끼 잡기 소기의 성과

입력
2010.08.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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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우선 일제 강점기 시절 김일성 주석이 다닌 지린(吉林)시 위원(毓文)중학교와 항일유적지 베이산(北山) 공원 방문과 중국 동북3성 경제발전 핵심축인'창-지-투(창춘ㆍ長春-지린-투먼ㆍ圖們) 개발 선도구'의 거점 창춘에서의 파격적인 북중 정상회담 개최를 꼽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건강이 온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3박4일간에 걸쳐 중국을 방문한 성과는 무엇일까.

한중의 대북 전문가와 소식통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일정을 세밀히 분석해 볼 때 방중 목적은 내달 초 44년 만에 열릴 조선노동당 대표자대회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회를 통해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으려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정신'과 김정은을 연결시키는 정통성 강화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목적의 방문에 중국이 '특별히'환대한 것은 북한으로선 뚜렷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김 위원장은 첫 행선지인 지린에서 김일성 주석의 발자취를 좇아 성지순례 하듯 항일 유적지를 둘러봤는데 북한 취재진들이 대거 동행했다는 현지 소식통들의 목격담을 감안하면 북한이'3대 세습'기정사실화에 쏟는 정성을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이 이 성지순례에 김정은을 대동했다면 북한 내부에서의 선전효과는 극대화할 것이다. 다만 후계자에 대해 중국의 추인을 받으려 했다는 '굴욕 외교'라는 부담감이 북한 내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또 김 위원장은 한미가 압박 기조를 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60년 혈맹관계인 중국 최고지도부를 창춘까지 불러냄으로써 한미 등에 '굴복은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 후계체제 인정과 제재 국면 허물기라는 두 마리 토끼잡기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행보가 지난 5월 방중 때와는 달리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김정일 보다는 김정은의 노출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찌됐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전격적 방중목적은 김정은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북한 내부결속과 중국으로부터의 신인도 제고라는 특수한 것이었고 중국의 파격적 환대는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목적이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와 수해 등으로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통 큰 경제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국이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 지는 앞으로 점차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당 대표자대회에서'창-지-투'와 연결된 북한 국경지역의 대외 경제개방에 대해 상징적 선언을 한다면 그 자체가 김정은 후계체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 사업을 김정은이 주도하는 것으로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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