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클루거 지음ㆍ김훈 옮김
민음인 발행ㆍ420쪽ㆍ1만6,000원
19세기 후반 콜레라가 덮쳐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하던 영국 런던의 보로드 지역. 병원균의 정체나 성질을 몰라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한 젊은 의사가 그 지역의 한 펌프에 주목했다. 거의 모든 환자들이 같은 펌프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전염병의 진원지로 추정한 것이다. 나무망치로 펌프 손잡이를 고장내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실제 전염병도 사라졌다. 병원균의 실체나 약을 발견한 건 아니었지만, 전염병의 통로를 봉쇄하는 간단한 조치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는 이처럼 한없이 복잡하게 비치는 문제를 푸는 열쇠가 의의로 간단한 곳에 있다는 것을 표방하는 ‘복잡성 연구’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수석편집자인 제프리 클루거로, 복잡성 연구의 중심인 뉴멕시코 산타페연구소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복잡성 속에 숨은 간단함을 통찰한다. 씨줄과 날줄로 얽혀 점점 더 풀기 힘든 실타래처럼 보이는 현대사회의 복잡성에 대한 편견을 뒤엎는 것이다.
‘심플렉서티’(simplexity)는 간단함(simplicity)와 복잡함(complexity)의 합성어로 저자가 새로 고안한 말이다. 저자는 “복잡성 연구는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학문이라 탄탄한 결론이나 증거를 제시해주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결론을 찾아가는 흥미로운 길을 제시해주고 있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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