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석유공사는 최근 영국의 석유탐사기업 다나 페트롤리엄을 3조4,400만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하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석유공사는 이 회사의 보통주와 전환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며 이미 48.62%의 지분을 확보했다. 성공할 경우 우리의 석유 개발의 범위가 북해와 아프리카까지 넓어진다.
#2. 이명박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26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내년 4월부터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보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10여 개 나라가 볼리비아의 리튬을 눈독 들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정부와 공기업,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자원 및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자원외교’를 외치며 나라 안팎에서 총력전을 펴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에너지 공기업들은 해외 대형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세계를 무대로 자원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 중이다.
26일 한-볼리비아의 리튬 개발 관련 양해각서가 체결되자 마자 27일에는 한국가스공사가 호주 액화천연가스(LNG)개발 프로젝트에 15억 달러 규모의 지분 참여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성과는 무엇보다 2000년대 들어 범 정부 차원에서 펼친 자원외교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방향과 구상을 주도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에너지 공기업의 대형화, 이를 위한 예산 등 각종 지원, 생산광구 지분확보 등을 공세적으로 추진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적극 투입한 결과라는 것이다.
석유공사의 다나 페트롤리엄 인수 추진이 대표적이다. 우리 기업으로는 처음 기업공개매수를 통해 해외 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추진이 가능해진 것은 범 정부 차원에서 2조원의 ‘실탄’이 지원된데다, 앞으로도 2조원이 추가 투입되기 때문이라는 게 지식경제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특히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악화로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공사는 공격적으로 광구 확보 및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만 페루를 비롯해 캐나다, 카자흐스탄, 미국의 에너지 관련 회사를 인수했다. 앞으로도 하루 13만 배럴에 그치고 있는 자주개발 생산량을 2012년까지 30만 배럴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리튬 자원 확보에 앞장 선 광물공사도 칠레의 리튬, 민주콩고의 구리 등 중남미ㆍ아프리카 자원개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민간 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리튬을 원료로 쓰는 2차 전지업체 중 삼성 SDI는 칠레, LG화학과 같은 계열인 LG상사는 볼리비아 쪽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광구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페루에 공을 들인 SK에너지는 올해 연간 440만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완공했다. 포스코도 볼리비아 리튬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많다. 해외자원개발협회 관계자는 “자원 자주개발률은 올랐지만 전문 인력과 기술은 여전히 외국에 의존하고 있어 조속히 자원 개발과 관련한 산업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러시아, 아프리카 등 광구 확보 가능성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좀 더 과감히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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