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의 DNA를 채취해 영구 보관하는 ‘범죄자 DNA 은행’이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강간, 성폭행 등 미제로 남았던 강력사건 47건의 범인이 DNA 분석을 통해 붙잡혔다.
27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이 시행된 후 한 달 간 살인, 강간ㆍ추행, 아동ㆍ청소년 성폭력, 강도, 방화 등 주요 11개 범죄로 구속된 피의자 1,145명의 DNA를 채취했다. 이 DNA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감식센터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들 중 30명이 미제로 남았던 47건의 범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전남 광주에서 모두 7차례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붙잡힌 정모(27)씨의 DNA를 채취해 확인한 결과 3건의 추가 범행을 밝혀냈다. 또 지난 7월 경기 남양주의 한 호프집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훔친 혐의로 구속된 손모(16)군으로부터는 DNA 대조를 통해 추가로 절도 4건을 확인했고, 지난 6월 경기 부평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을 성폭행한 윤모(26)씨로부터는 이전에 벌인 두 건의 강간 사건을 더 밝혀냈다.
경찰은 DNA 감식의 효율성과 국제 범죄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54개국 경찰이 참여하는 ‘인터폴 DNA 게이트웨이’에 이날 가입해 DNA 감식 국제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취한 DNA 분석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미제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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