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로 출범한 ‘앙드레 김 디자인 아뜰리에’가 고 앙드레 김의 브랜드 가치를 살려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앙드레 김이 생전 그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데다 따로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후계자가 누가 되느냐는 브랜드 사후관리와 영속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과 이탈리아 잔니 베르사체는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이 만든 브랜드 샤넬과 베르사체는 여전히 건재하다. 샤넬은 카를 라거펠트, 베르사체는 동생 도나텔라가 이어받아 고유의 개성에 새로운 감각을 이식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앙드레 김 브랜드는 가족과 기존 직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먼저 아들 김중도씨와 30년간 앙드레 김을 보필한 임세우 실장이 주주로 참여, 주식회사를 세웠다. 디자인은 앙드레 김과 함께 일해온 6명의 디자이너가 맡기로 했다. 이들은 앙드레 김과 5년~10년간 함께 일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여성 디자이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들 디자이너가 의상실을 이끌어 가는 것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앙드레 김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만큼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나갈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새로움을 창조해 나갈 지는 여전히 큰 숙제다. 앙드레 김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넘어 그의 스타일대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정완 디자이너는 “새로 의상실을 맡게 된 디자이너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면서도 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게 적절한 것 같다”며 “차제에 앙드레 김 주식회사가 고인의 디자인 자산을 잘 살려나가는 전례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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