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1905년)과 헤이그 특사 파견(1907년) 등 대한제국기 역사의 현장이었던 덕수궁 중명전이 원형 복원돼 일반에 개방된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2007년 12월 시작한 중명전 복원 공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내부를 상설전시관과 교육 공간으로 조성해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29일 일반에 개방한다고 26일 밝혔다.
조선 궁궐 내 첫 서양식 건물이기도 한 중명전은 1897년 황실도서관으로 건립됐지만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화재가 난 1904년부터 1907년까지 고종 황제의 집무실로 쓰였다. 이곳에서 1905년 12월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을사늑약이 강제됐으며, 이후 고종이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파견 등 을사늑약 무효화 외교를 지휘했다. 일제강점기에 덕수궁에서 분리돼 외국인클럽으로 사용됐으며 1976년에는 민간에 팔리기도 했다. 2006년 문화재청이 사들여 이듬해 덕수궁에 다시 편입했다.
전시는 당시의 사진과 신문, 고종의 밀서 등을 모아 1층에 을사늑약의 현장을 보여주는 ‘을사늑약을 증언하는 중명전’, 을사늑약 후 고종과 대한제국의 노력을 담은 ‘주권 회복을 위한 대한제국의 투쟁’, 헤이그 특사의 활동을 조명한 ‘헤이그 특사의 도전과 좌절’ 등으로 구성됐으며, 2층에는 고종의 집무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살핀 ‘고종과 중명전’ 이 마련됐다.
중명전 관람은 수용 인원과 문화재 보호 등을 고려해 1일 6회 실시하며, 안내자의 인솔에 따라 회당 25명씩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한다. 덕수궁 홈페이지(www.deoksugung.go.kr)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문화재청은 중명전 현판식과 전시 개막 행사를 27일 오후 4시에 연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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