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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전격 방중/ 北美-韓中 '대화 고리'… 한반도 정세 '환절기'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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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전격 방중/ 北美-韓中 '대화 고리'… 한반도 정세 '환절기' 접어드나

입력
2010.08.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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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가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크게 꿈틀거릴 조짐이다.

현재로선 정세 변화의 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북한 2차 핵실험, 천안함 사태로 ‘신냉전’ 국면 속에 있던 동북아에서 최근의 변화 기류들이 해빙을 지향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온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김 위원장의 방중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방북(16~18일) 및 방한(26일),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25일)이 진행되고, 한국 내 대북 쌀 지원 추진 기류가 표출되는 와중에 나왔다. 우다웨이 대표를 사이에 둔 남북 간접 대화, 카터 전 대통령을 고리로 한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기류를 타고 김 위원장이 뭔가 행동에 나섰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국인 곰즈씨 석방, 6자회담 재개 타진 움직임 등 단발성 이벤트들을 묶어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흐름은 북중, 북미, 남북관계를 관통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과 함께 정세 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이 천안함 국면 출구 전략으로 6자 회담 재개를 상정하고, 지속적으로 북한을 압박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김 위원장이 방중할 정도라면 뭔가를 결정할 준비가 됐고, 중국측에 무언가를 선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이 원하는 6자회담 재개, 남북간 긴장 완화 등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한 시급한 수해복구 필요성,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한 김정은 후계체제 확립 등 북한 내부사정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재촉했을 수 있다. 이봉조 전 통일부차관은 “국제적으로 천안함 국면이 정리되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천안함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북핵 문제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반도의 해빙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북핵 문제에서 폐기 보다는 비확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핵 문제의 우선 순위를 뒤로 미뤘다. 또 핵 동결 조치, 사찰단 입국허용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북미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 역시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태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한미 양측을 만족시킬 카드를 마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번 방중이 북중관계 강화 등 북중 양자 현안만을 겨냥했을 수 있다고 본다. 김정은 후계체제 확립 등 북한의 내부 사정만을 고려한 방중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결국 조만간 진행될 북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지가 한반도 정세의 기류를 바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또 중국의 대북 지렛대가 어느 정도 김정일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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