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발표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대해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입시 교육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교과과정이 획일화돼 사교육이 성행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26일 밝혔다. 곽 교육감은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교육과학기술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하고 우려되는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혀 교과부가 주도하고 있는 수능 개편안을 놓고 마찰이 예상된다.
곽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개편안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난이도에 따른 유형화와 응시횟수를 두번으로 늘린 정도뿐”이라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의 과목수가 통합돼 학생들의 선택권이 줄어들었고, 국영수 중심의 입시교육이 강화돼 향후 10년 동안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영수 외의 과목에선 향후 교원 신규 임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교사들의 심각한 과원(過員)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곽 교육감은 대안으로 수능의 논술화와 선택과목 수의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유럽처럼 대부분의 과목을 논술형으로 치르는 안도 3,4년만 준비하면 가능하며, 학생 선택권을 넓혀 교과목은 다양하게 하되 수능과목 수는 축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능 개편안과 관련해 교과부가 교육감들과 사전 논의를 하지 않은 점도 도마에올랐다. 곽 교육감은 “수능처럼 중요한 사안을 고교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협의회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문제”라며 “교과부가 시도교육감협의회와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마땅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의 핵심 보직인 초ㆍ중등교육정책과장에 처음으로 여성 간부를 임명해 9월1일자로 발령낼 예정이다. 또 지역교육지원청 교육장에 장학사 경력이 없는 비전문직 출신 교장과 전문계고 교장을 임명했고, 교육격차 해소 차원에서 교육청 근무 경력이 5년 이상인 장학관들을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교장으로 배치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