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고점을 찍고 추세적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95만원으로 낮췄다. 이 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0만원 미만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거의 1년만이다. 신영증권도 이날 목표주가를 107만원에서 10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대우증권이 12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내렸다. 올 초 80만원대를 돌파하며 상쾌하게 출발한 뒤 4월5일 사상 최고가(87만원)를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던 삼성전자 주가의 탄력성이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냥 칭송만 하던 증권사들이 태도를 바꾸는 이유는 뭘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올 3분기 실적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주가는 현재 실적 대신 미래의 실적전망에 좌우되는데, 향후 실적이 지금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게 증권사의 논리다.
실제로 신영증권은 올해와 내년 실적(순이익 기준)을 종전 추정치 대비 각각 1%, 4%씩 하향 조정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시장의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TV, 생활가전, LCD사업 부문의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김정열 연구원도 “글로벌 PC 수요가 둔화할 조짐이어서, 삼성전자 실적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업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1.4% 떨어진 77만2,000원을 기록, 이달 10일 이후 80만원선을 밑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 연구원은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인 73만원선은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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