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25일 평양에 도착,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과 면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후 5시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와 그 일행이 25일 평양에 도착했으며 비행장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맞이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오후 8시께 “김 상임위원장이 만수대의사당에서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면서 “김 상임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만찬까지 가져 이날 저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이나 26일 오전 면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 시민 아이잘론 말리 곰즈(30)의 석방 교섭을 위한 것으로 부인 로절린 여사와 카터센터 대표이자 최고경영자인 존 할드만 박사 등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 방송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측과 접촉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의 친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이 높고 평양 공항에 북핵 6자회담 북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이 영접을 나왔다는 점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북측의 논의 내용이 주목된다.
미 행정부는 이번 방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서 “개인적 차원의 인도적 노력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함으로써 곰즈의 귀환 전망을 위태롭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특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미국은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곰즈의 귀환이 완료된 뒤에 더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가 대북제재 발표와 관련, 크롤리 차관보는 제재 리스트 발표가 곧 이뤄지겠지만, “그렇게 가까운 시일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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