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값 상승의 불똥이 국내로 튈 태세다. 국내 쌀 재고가 넘침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제시세 상승으로 도입단가까지 뜀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량과잉에 비용증대까지 이중고를 겪게 됐다. 정부 재정에도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련기사 17면
2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쌀(가공전 단계의 조곡기준) 가격은 100파운드당 11.5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낮은 6월과 비교 했을 때 20% 가량 상승한 수준.
물론 쌀 선물거래 가격이 당장 국내 도입단가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CBOT에서 거래되는 쌀은 장립종(찰기가 약하고 쌀알이 긴 품종)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립종(찰지고 둥근 것)과는 다른 종류다. 실제 중립종의 경우 미국 농무부가 24일 고시한 가격은 톤당 728달러로 5월(718) 대비 1.4% 오르는 데 그쳐 아직까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립종 가격상승은 결국 중립종 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달의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곡물 가격 상승이 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장립종의 가격 상승이 결국은 중립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도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국제 쌀가격 상승이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에 재정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 쌀시장 개방을 유예 받는 조건으로 2004년부터 쌀을 의무수입하고 있으며, 도입물량은 매년 늘어나게 되어 있다.
쌀 의무수입에 들어간 돈은 2005년 1,039억원에서 지난해 2,871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사이 수입물량이 8만톤 가량 늘어난 탓도 있지만 근본적 이유는 국제 쌀가격 상승이다. 2005년 톤당 도입가 기준 532달러이던 국제 쌀(백미 중립종)가격은 지난해 794달러로 치솟았는데, 올해는 8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입물량증가에 가격상승까지 겹침에 따라 금년도 쌀 수입비용은 3,000억원을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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