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의 세미프로리그인 간사이리그에 '한국 해치'라는 팀이 있다. 일본의 야구팀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연고지는 서울이다. KBS 1TV '수요기획'이 오사카의 외인구단 한국 해치의 사연을 25일 밤 11시 30분에 방송한다.
1, 2군 다음의 2.5군으로 불리는 간사이리그에 지난 3월 새로운 팀이 창단됐다. 한국 프로리그에서 밀려났거나 아예 프로팀 입단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각자의 아픔을 안고 모인 팀이다. '제2의 선동렬'로 불리다 거듭된 추락 끝에 재기의 불꽃을 태우는 김진우, 여러 프로팀을 전전하다 방출된 손지환 등 얼굴을 알 만한 선수들도 있다. 제작진은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일본행을 택한 이들의 마지막 도전을 소개한다.
한국 해치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엔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승리를 거둘 때마다 선수들의 기분은 날아갈 듯하다. 하지만 이들이 처한 여건은 너무 열악하다. 6명의 선수가 두 칸짜리 다다미 방을 나눠 쓰고 경기가 끝나면 유니폼을 손으로 빨아야 한다. 화산재가 섞인 일본 경기장의 흙을 지우기 위해서는 세탁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식당이 쉬는 휴일에는 직접 밥도 지어야 한다.
스폰서를 잡지 못해 구단 운영은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오사카 한인타운 상인들의 도움이 답지한다. 이들은 세탁기와 냉장고를 가져다 주고, 김치와 쌀을 넣어주고 돌아가며 선수들에게 회식 자리를 마련해준다. 팀 창단 소식을 듣고 은퇴한 재일동포 선수와 코치들도 팀으로 모여든다. 초반 연패의 늪을 헤매다 점차 간사이리그의 강팀 중 하나로 떠오른 한국 해치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화면에 담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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